신경미_한훈 작가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신경미_한훈 작가님 전시는 갤러리이즈에서 2022.08.10~08.16에 전시를 하고 있었어요~~~~:)
미는 인간의 삶에 어떻게 작동하는가? 주관적 미의식은 대상의 아름다움을 반성케 하여 상상과 오성을 통한 인간의 감각능력을 확장시킨다.
이러한 활동은 대상에 대한 미적 체험을 통해 미적 보편성을 유념케 함으로써 삶을 풍성하게 한다.
시간과 감정의 변화 속에 자연을 세심히 관찰하고 이를 형상화한 신경미의 작품은 일상의 번잡을 벗고 주변의 사물을 통해 세계의 본질과 만나려는 일종의 종교의식과도 같다. 이때 대두되는 개념이 고전주의 시대의 산물인 교양인으로서 예술가라 할 수 있다.
전문직업인으로서 신경미의 회화는 현대 예술가와는 결이 다르게 회화를 통한 교양인이라는 괴테 시대의 예술가상을 상기시킨다.
칸나와 강아지라는 이색적 구성이 돋보이는 <순간/햇살아래>의 경우 <추억을 얹고서>와 함께 병렬적 감상이 가능한데 보리를 키워낸 모견 루야의 모성애는 작가의 심정과 닮아있다.
한풀 꺾인 칸나의 화려한 빛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루야처럼 작가는 자녀 교육과 이 시대 여인들이 겪었을 책임과 의무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히 우주와 하나가 되는 몰입을 경험하는 것이다.
인도와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칸나는 아메리카를 거쳐 유럽의 정원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작가는 강렬하고 생명감 넘치는 칸나에 시간의 결을 더해 은은하고 고운 색으로 꽃을 피워낸다.
고목에서 꽃을 피워낸 <순간/새순들>은 작가와 어미견이 함께 인내한 순간의 총합인 것이다.
그녀의 시선은 크고 화려한 것에 있지 않고 소박하고 건실한 것에 위치함으로써 현대인의 바쁜 가슴을 진정시킨다.
강아지 루야의 발치에 자생하는 잔잔한 풀들은 산천을 지켜낸 우리의 야생화다. 자연 정원에는 토끼풀, 민들레, 달맞이꽃, 소리쟁이, 쑥 등 온갖 풀들이 자라고 벌, 개구리, 나비, 곤충이 땅을 살린다.
작가는 한강변 도심에서 자연의 생태를 기억하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붓끝을 놀린다.
일상의 사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사색과 관찰을 통해 생명력을 부여한 신경미의 작품 세계는 섬세한 필선과 아름다운 색감, 독창적인 해석력으로 생명을 예찬하고 있다.
자연은 현대인의 속도와는 다르게 무심한 시간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한다. 인간의 의식여부와 무관하게 “남천”은 사시사철 이파리의 색을 달리 하며 열매를 맺었다.
자연에서 채취한 모티브들은 작업환경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신경미의 비단 천 위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다독이며 제 2의 자연물이 되어간다.
선과 색, 오브제들은 작가의 손을 거치는 동안 독자적 예술에 이르고 자연미와 경합을 벌인다. 정갈한 화구들을 눈앞에 펼쳐둔 채 지난하게 수행되는 창작 방식은 정성스레 환자를 돌보는 작가의 일터 모습과 묘하게 닮아있다.
고요하고 신실하게 일과 작품을 병행해온 이들 작가 부부는 세상이 시끄럽게 변화하는 중에도 제 자리를 지켰다.
“위대한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스파이더 맨 작품에 등장한 이 문구는 일상의 지난한 반복 없이 그 어떤 창조도 가능치 않다는 삶의 교훈이 들어 있다.
<진실한 마음> 없이 <시간의 정원>에 꽃이 피기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석산 또는 꽃무릇이라 부르는 <붉은 거미백합>은 색감과 구도에서 파격미를 보인다.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땐 꽃이 부재하는 꽃무릇은 한 몸에서 나고 자라면서도 평행선을 달리는 인생의 묘미를 알게 한다.
작가는 붉은 거미백합에 비단실 같은 거미줄을 병치시켜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여백미 가득한 화폭에 음영으로 처리한 보랏빛 바위와 나뭇잎을 배경으로 화려한 꽃이 자리한다. 중앙에 배치된 초록 줄기와 빨간 꽃의 상사화는 육십 평생을 아름답게 살아낸 이들 인생의 오마주이다.
붉은 거미백합과 우측 상단의 거미줄이 자아내는 언어 형상적 유희는 작가의 은근한 유머를 보는 듯하다.
거미다리를 연상시키는 꽃 수술 역시 하늘과 땅을 향하게 피어 세속과 동떨어진 아름다움을 현시한다.
한훈의 작품은 추상적 현대미를 물씬 풍긴다. 빨강, 초록, 파랑의 캔버스에 모노크롬 회화의 가능성을 시도한 <색의 축제> 시리즈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색상 언어를 떠올리게 한다.
크레타 섬의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건넨 실타래처럼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실의 현대적 변용은 <오! My God>에서 유쾌하게 확인된다.
문자 속에 갇힌 신이 아니라 작가의 삶에 매순간 간섭하시는 예수님은 그의 피조물을, 작가의 현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계신다.
<도시의 밤> 역시 단순한 형식미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도시의 인상을 기록한다. 인간의 삶을 배태한 도시는 혼돈미를 보이지만 매우 섬세한 의술로 환자를 살리는 한훈 박사의 의술은 작품에도 투영되어 개성 강한 <카오스> 연작물을 질서정연한 우주로 탈바꿈했다.
정연히 수놓아진 <사계>의 아름다운 선율에는 잔잔한 향내를 이웃에 전하며 살아온 신경미와 한훈의 시간이 촘촘히 박혀있다.
이들 작가는 동양화와 서양화의 특성을 각각 선보이고 있음에도 색과 형식,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보인다.
신경미는 8번째 전시에 한훈을 특별히 초대하였다. <해바라기>로 제1회 치의미전에서 입선을 하고 10여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작가는 해체와 구성을 통해 민화와 문자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강점인 민화와 문자도 대신 클레마티스, 스킨답서스, 사랑초, 접란, 모란 등 사랑스런 이미지들을 차용하였다.
이 모티브들은 도자기에 등장한 남천의 부분도와 함께 우리를 식탁의 자리로 초대한다.
‘빈 둥지 증후군’ 대신 둥지를 떠나 자유롭게 날아간 새끼 새들을 축복하며 그 자리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채우는 것이다. 이 정성스런 공간에서 삶이 예술의 세계로 들어서는 진기한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 신 성 엽_연세대 강사·독문학
아래부터는 신경미_한훈 작가님 작품들이에요~~~~:)
바람에 기대어 | 50 x 55cm | 모시와 비단 위에 채색 | 2022
진실한 마음 | 33 x 44cm | 비단 위에 채색 | 2019
Moment, 새순들 | 38 x 58cm | 모시위에 채색 | 2022
Blue? Blue | 60 x 39cm | 코튼 위에 십자수 | 2022
Four Seasons | 44 x 44cm | 코튼 위에 십자수 | 2020
작품 사진들은 작가 및 관련 관계자의 촬영 허락으로 제작 하였습니다.
이 작품 사진들 안의 그림들은 작가 및 관련 관계자의 허락 없이 무단 사용을 할 수 없습니다.
★대미술관 유튜브채널에서 생생한 갤러리 영상으로 구경하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JaMTD_x6Vz-H1Za2ESPnXw
아래는 갤러리이즈 위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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